[인터뷰] “직업과 사역의 소명,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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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보험회사 ‘AIG’ 애난데일 디렉터로 일하며 복음 전하는 박홍근 목사

박홍근 AIG 에이전시 디렉터는 행복한 사람이다. 직장 생활을 한 분야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변함없이 그 길을 가고 있으니 그렇다. 어쩔 수 없이 그랬다면 좀 다를 수 있지만 그는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해 지금까지 그 일에 종사하고 있으니 분명 행복한 사람이다.

메트 라이프에서 30년 직장생활을 하고 2012년 은퇴했다. 필드에서 15년 매니저로 15년을 보냈다. 2013년 7월 다시 AIG에 들어와 여전히 왕성한 열정으로 일하고 있다.

“천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확신을 의심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박홍근 목사는 미래가 보장된 사람이다. 보험업계에서 평생 일하며 남들의 재정 설계를 도운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는 얼마나 확실하게 준비를 했을지 짐작이 간다. 게다가 오래 전부터 기독교를 믿기 시작했으니 영적인 미래 설계도 착실히 해왔을 것이다.

박 목사는 현재 임마누엘영광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영어로 ‘bivocational’, 즉 직업과 교회 사역을 병행하는 목사다. 성경에 나오는 박 목사의 모델은 사도 바울이다. 바울은 텐트를 만드는 직업에 종사하면서 복음을 들고 선교 현장을 누볐다.

“영적이든 육적이든 미래를 준비시켜야 한다는 면에서 제 직업과 교회 사역의 목적은 일치합니다.” 그의 논리를 반박할 근거는 없었다.

물론 인간인 이상 그에게도 도전이 있었고 방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굳건히 닻을 내린 배처럼 폭풍에도 흔들림 없는 삶의 자세를 견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찾는 일은 조금 노력이 필요했다. 직접 물어보는 게 낳을 듯싶어 마주 앉았다.

대학을 마치고 처음 입사한 직장은 동방생명이었다. 이후 동방생명은 삼성생명으로 바뀌었다.

“어느 분야를 직업으로 선택할까 생각하다가 3차 산업이 유망하리라 판단하고 보험업계를 선택했어요.”

지금이야 달라졌지만 보험을 잘 모르는 분위기였던 당시에 그런 결정을 스스로 내렸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직장생활 6개월만에 미국에 먼저 와있던 가족을 따라 이민을 오게 되었지만 그렇게 그의 진로는 확정됐다.

미국에 와서도 처음 8개월 정도 시급 일을 했던 기간을 빼고 평생을 보험 외길로 달려가게 된다. 한인 사장이 운영하는 마케팅 회사 ‘파이오니아’에 들어가 6개월 정도 지나니 “내가 뛰는 만큼 되겠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맥도날드에서 열심히 일해도 한 달 봉급이 800달러 정도 밖에 되지 않던 시절에 4개월 만에 첫 커미션을 6,000-7,000달러를 받는 건 대단한 수입이었다. 메트 라이프는 1982년 10월에 들어갔다.

보험과 복음의 공통점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 보험이라면 이 세상에서 천국을 준비하게 해주는 열쇠가 복음이지요. 보험에 가입하려며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어느 정도 건강을 유지해야 하고 지불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복음도 마찬가지죠. 복음이 가르치는 내용과 원리를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박 디렉터가 천직으로 생각하는 보험, 재정 설계의 필요성에 대해 남들도 확신을 갖게 하려면 교육이 필요했다. 친구가 부탁하니 마지못해 사준다는 식으로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크던 시기였다.

1980년대 초 워싱턴 지역 한인 인구는 2만5,000여명으로 추산됐다. 보험 에이전트는 50여명이었다. 지금은 한인 인구가 최소 20만이 넘는데 에이전트는 별로 많아지지 않았다. 생명보험 분야의 라이센스를 가진 에이전트가 100여명 밖에 안되니 넉넉히 잡아 한인 2,000명당 1명의 에이전트가 있는 셈이다.

한인들의 소득도 많이 늘어나 가정당 10만달러에 육박하게 돼 전문가를 통해 꼼꼼히 재정 설계와 은퇴 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보험을 억지로 구입하는 상품처럼 여기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더 있다. 늘어난 수명이다.

당신의 후반전 계획은?

현재 살아있는 미국인의 50%가 남자는 78세, 여성은 84세까지 살게 될 것이다. 앞으로는 100세 시대를 살게 된다. 은퇴 후 여생이 매우 길 것이라는 얘기다.

“재산을 어떻게 모으느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어떻게 관리하고 쓰느냐는 문제입니다. 특히 남성은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보호해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인들은 재정 설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적어요. 이들을 도와줄 때 처음 하는 일은 현재의 재정 상태를 꼼꼼히 파악하는 일입니다.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 후에 재정 설계의 목적과 계획을 세우죠.”

미국인은 수입의 25-30%를 은퇴를 위해 적립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한인들은 10-15% 밖에 안 된다. 많은 사람이 대비 없이 노후를 맞는다는 뜻이다.

한인들의 보험 가입률은 30-40%로 집계되고 있는데 제대로 재정 설계를 하는 사람만 따지면 15% 미만일 것으로 추정 된다. 그냥 보험 하나 사놓고 신경 안쓰는 사람이 태반이다. 오바마 플랜 등으로 다행히 건강보험 가입률은 많이 높아졌다.

박 디렉터는 “일찍 시작할수록, 또 젊을수록 유리한데 왜 주저하느냐”고 물었다.

사명을 쫓아

IMF 사태 등을 겪으며 금융업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 그리 오래 전이 아니다. 그렇다면 박 디렉터는 꽤 멀리 세상을 내다 봤다.

“소망을 갖고 기도하면 됩니다. 생각이 결과를 낳죠. 믿는 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는 목사다운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지어갔다.

내성적인 성격인데다 선린상고를 다니며 계획하고 계산하는 일에 익숙해졌다.

1학년 때 주산 2단, 부기 1급 자격증을 딸 정도로 열심히 했고 준비성이 철저했다. 가정이 어려워 못갈 것 같았던 대학은 마침 아버지(박덕준 목사)의 사업이 좋아지면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ROTC로 군복무를 하는 기회도 놓치지 않았고 지금도 선후배 동료들은 그에게 큰 의지가 되고 있다.

“어려운 일이 왜 없었겠어요?” 고생은 안 해봤느냐는 물음에 박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민 온 후배를 일년 반 열심히 도와 보험업에 자리 잡게 해줬는데 큰 손해를 안기고 다른 동료들과 떠나 버려 그 배상을 혼자 다 해야 했었다.

박 목사는 “사람 의지하지 말라는 가르침으로 알고 기도했다”며 “그들이 다 보험업을 떠난 걸 보면 정직하고 성실하게 하지 않으면 오래 갈 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 내에서, 그리고 손님 앞에서 목사라는 신분은 당당히 밝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복음을 전한다. 사업터가 곧 선교지라는 확신에서다. 크리스천이라면 땅끝이 곧 나라는 생각으로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공식 은퇴할 때까지 약 8년간 열심히 제 사명에 순종하렵니다. 또 후배들에게 열심히 가르쳐야죠. 보험, 재정 분야는 미국에서 정말 중요한 직종입니다.”

그가 담임으로 있는 임마누엘영광교회는 매주 일요일 오후 1시30분에 예배를 갖는다.

문의 : (571) 623-3828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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