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센터빌 ‘아리랑 시니어 데이케어 센터’

버지니아에서 제2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센터빌 한복판에 한인이 운영하는 시니어 시설이 들어섰다. 지난 23일 공식 개원식을 가진 ‘센터빌 아리랑 시니어 데이케어’다.

100세 시대를 맞아 급증하는 노인 인구가 커뮤니티와 지역 정부의 큰 숙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복지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설립한 ‘아리랑 데이케어’는 처음부터 아예 비영리단체로 등록하고 ‘최상의 노인 후생 서비스 제공’을 천명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28번 도로와 29번(Lee Hwy.)가 교차하는 인터체인지 인근에 위치한 아리랑 데이케어는 반경 5마일 지점에 주정부가 지원하는 다른 유사 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한인 노인들에게 희소식이다.

시니어 데이케어가 애난데일 등 몇몇 지역에 집중돼 있어 멀어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어르신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 아리랑 데이케어에 모아지는 기대

센터빌 데이케어 설립자인 김완동 이사장은 “버지니아에 노인 복지 시설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작년 2월부터 면밀히 현장 조사를 했고10여개의 데이케어를 돌아보며 준비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적절한 건물을 찾기도 쉽지 않아서 4개월을 수소문 한 끝에 미국 성공회 교회 건물을 찾았고 며칠 전 감격적인 오픈을 하게 됐다는 설명이었다.

김 이사장은 “설리 디스트릭 수퍼바이저를 포함 정부 관리들을 만나보니 이 지역에 아시아계 인구 유입이 많아져 노인 복지 시설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더라”며 “출발 단계이지만 등록 노인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역할을 넘어 지역 노인들을 위한 대책을 정부와 협력해 종합적으로 만들어가는 창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말했다.

최대 120명까지 가능한데 김 이사장은 “화장실 시설 등을 감안해 지금은 85명까지 받을 수 있는 규모로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우선 욕심 부리지 않고 등록하시는 분들을 최고의 정성으로 모시자는 생각에서다. 더 많은 분들이 등록을 원하면 그 때 다시 허가를 받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체 모임을 가질 수 있는 널찍한 홀과 각종 액티비티, 휴식, 교육 공간을 포함한 총 면적은 7,000 스퀘어피트. 1, 2층으로 나뉘어져 있다. 센터빌 데이케어의 다른 장점을 들자면 주변의 쾌적한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푸른 잔디가 덮인 큰 운동장이 바로 옆에 있어서 언제든 밖에서 산책과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내부에 운동 시설이 충분히 있지만 가끔씩 밖에 나가 자연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노인들의 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된다. 이정희 원장은 “직원들과 함께 야외에서 하루에 한 번 정도 운동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구상 단계이지만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텃밭을 마련해 노인들에게 농작물을 가꾸는 기회를 제공하는 준비도 하고 있다. 이정희 원장은 “직접 기른 상추를 노인들이 수확하는 기쁨을 상상해 보라”며 “물론 힘든 일은 직원들의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텃밭 주변에서 가끔씩 고기도 구워 먹으며 피크닉을 갖는다면 노인들에게 큰 즐거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평생 교육과 취미 개발의 현장으로

프로그램은 라인댄스, 빙고, 영어, 종이접기, 컴퓨터, 스마트폰, 서예, 각종 손으로 하는 공작 등 다양하다. 계속 연구해 새로운 것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종교적인 내용이기는 하지만 원하는 분들이 있으면 성경공부, 예배 등 노인들의 영성을 풍성하게 하는 시간도 제공할 예정이다. 스케줄은 아침 8시부터 시작되는데 7시면 직원들이 노인들을 모시러 가서 7시30분-8시 사이에 도착하게 된다. 바로 시작되는 아침 식사는 죽으로 할 수도 있고 시리얼, 토스트, 셀러드, 물김치 등 입맛에 맞게 고를 수도 있다.

9시는 전체 조회 시간. 그날의 주제를 알려 주고, 뉴스도 전하고, 5-7분의 체조 등이 이어진다. 첫 클래스는 9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이고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는 간식. 11시부터 12시까지 두 번째 클래스다.

12시 40분까지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는 전체 프로그램으로 채워지는데 빙고, 라인댄스 등 공동체 의식을 키워주고 협동심도 유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 누가 데이케어를 이용할 수 있나? 65세 이상으로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를 갖고 있고 롱 텀 케어를 주정부로부터 승인 받은 사람이다. 집에서 혼자 있기 어려워 간병인이 와서 돌봐주는 분이 해당된다. 장애가 있는 분이라면 나이가 안되도 롱 텀 케어를 받으면 센터빌 데이케어에 등록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어디에 거주하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국인이나 다른 소수계 노인들도 자신이 원하면 등록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식사나 언어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도 본인의 의지에 따라 충분히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이정희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한국식으로 식사를 하다보면 당뇨가 있던 분이 건강해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휠체어에 앉아 왔다가 나중에는 걸어다니는 것을 보고 가족들이 적극 모시고 오는 것도 봤다”고 한인 운영 데이케어의 특징을 소개했다. ▣ 센터빌 데이케어를 운영하는 분들 이정희 원장은 사회 복지 전공으로 석사를 마쳤고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전문가다. 한국 정신보건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했고 시네마 세라피 강사로 활동했다. 상담 치료, 독서 치료처럼 시네마를 통해 치료하는 전문가인데 프리랜서 형식으로 자주 초청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휄로쉽교회 안에서 운영됐던 휄로쉽 데이케어에서 디렉터로 2년 6개월을 일하며 미국 노인 복지 서비스 전문가로 경험을 쌓았다.

그 외에 최 테레사 사무장이 행정을 관할하고 있고 박명주 RN이 어르신들의 건강 지킴이로 항상 대기한다. 장홍열, 이동희, 최 엘리스 씨가 스탭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다수의 교역자들이 발런티어로 참여해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원장은 “기존 프로그램도 우수하지만 만일 어르신들의 요청이 있다면 더 다양한 강의로 교육으로 유익한 시간을 제공하려 한다”며 “재능 기부를 원하는 분들이 있으면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 섬기며 보람을 열매로...

김동완 이사장이 시니어 데이커어를 시작하기로 결심한 동기 가운데 하나는 어머님이셨다. 5년 전 90세로 돌아가신 어머니는 데이케어에서 여생을 행복하게 마감하셨는데 김 이사장에게 이런 시설이 노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하는 계기였다.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 분들이 데이케어에 오면서 치유가 되는 경우도 많다. 초기 비용이 엄청나서 고민도 했었다. 그러나 시니어 복지 시설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손익 계산을 따지는 것보다 더 크다는 것을 확신하고 결심을 했다.

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비영리단체로 등록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면 버지니아에 있는 74개 노인복지센터 가운데 60% 정도가 비영리단체여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그리 생소하지 않은 시스템이다.

국무부의 해외건설본부(해외 미국 건물들을 관리하는 부처)에서 매니저로 일하다가 물러나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김 이사장은 “지금은 초기여서 이것저것 신경을 쓰고 있지만 정착이 되면 전문가들에게 경영을 맡길 생각”이라며 “아리랑 데이케어가 이 지역에서 소외된 한인 노인 분들의 안식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한인사회의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의: 703-543-6008 주소: 5649 Mount Gilead Rd., Centreville, VA 20120 홈페이지: www.arirangcare.org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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