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랜드'를 환하게 밝힌 '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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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영화 팬들이 한 곳으로 모인 제89회 아카데미시상식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다. 우리나라에서는 27일 오전 10시 30분부터 3시간 30분 동안 TV 생중계로 지켜볼 수 있었던 올해 시상식에서는 유력한 수상후보로 예견됐던 “문라이트(Moonlight)”와 “라라랜드(La La Land)”가 주요 부문상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물론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최우수작품상 수상 과정에서 아카데미상 역사에 길이 남을 초유의 해프닝이 발생하긴 했지만, 한 쪽은 결과에 승복하며 축하를 하고 또 다른 한 쪽은 예상치 못한 반전에 몇 배가 되는 수상의 감격을 누린 것으로 마무리 짓는 것은 어떨까?

'Moonlight in La La Land' “라라랜드”는 이번 시상식에서 6개 부문의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으며 최다관왕 작품이 되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Emma Stone), 감독상의 주인공 다미엔 차젤레(Damien Chazelle) 및 음악상, 주제가상, 촬영상, 미술상 등을 휩쓸었다.

1월에 열렸던 골든글로브시상식(Golden Globe Awards)에서 “라라랜드”는 ‘뮤지컬 코미디 부문’ 작품상 등 7개의 트로피를 독식해 아카데미에서는 더 많은 수상을 기대했지만 최우수작품상은 “문라이트”에게 끝내 돌아갔다.

세계 각국 영화시상식에서 무려 152개의 수상 트로피를 움켜진 “문라이트”는 각색상과 남우조연상까지 거머쥐며 알토란 같은 결과로 89회 아카데미의 진정한 승자가 되었다.

한편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남우주연상은 “맨체스터 바이 더 씨(Manchester By The Sea)”에서 열연을 펼친 케이시 애플렉(Casey Affleck)이 수상자로 선정됐고, 작품 “펜스(Fences)”로 3번째 오스카 트로피에 도전한 비올라 데이비스(Viola Davis)는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고 격정적인 수상소감으로 감동을 자아냈다.

외국어영화상 수상작 “세일즈맨(Forushande, The Salesman)”과 단편다큐멘터리 수상작 “더 화이트 헬멧츠(The White Helmets)”의 메가폰을 잡았던 이란의 아쉬가르 파라디(Asghar Farhadi)감독과 시리아의 올란도 폰 아인지델(Orlando von Einsiedel)감독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에 보이콧을 선언하며 객석으로부터 뜨거운 박수세례를 받았다.

'다양한 음악 색깔로 꾸며진 주제가 후보작 공연'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결코 놓쳐서 안될 것이 있다면 바로 주제가상 후보작 공연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인기 애니메이션 “트롤(The Trolls)”의 엔딩 타이틀 곡 ‘Can’t Stop The Feeling’으로 오프닝 무대를 시작했는데, 영화에 더빙 배우로 출연한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극장을 가득 메운 배우 및 영화관계자, 관객과 하나되는 신나는 라이브를 선사했다.

디즈니 에니메이션으로 대단한 흥행 성적을 기록했던”모아나(Moana)”의 주제가 ‘How Far I’ll Go’는 목소리의 주인공 여배우 아우이 크라발호(Auli'i Cravalho)의 가창력이 돋보인 공연이었고, 국내 미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 “짐: 더 제임스 폴리 스토리(Jim: The James Foley Story)”에서는 거장 뮤지션 스팅(Sting)이 ‘The Empty Chair’란 곡을 노래했는데 시상식 장에서 무대에 올라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짧지만 강렬한 몰입감이 느껴지는 명품 라이브를 선보였다.

영화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Justin Hurwitz)에게 음악상과 주제가상을 안겨준 “라라 랜드” 무대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만큼 특별했는데, 작품에 배우로 출연해 삽입곡도 노래했던 존 레전드(John Legend)가 주제가상 후보작 ‘Audition (The Fools Who Dream)’과 수상작 ‘City Of Stars’을 메들리 곡으로 들려줘 엠마 스톤과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의 합동 공연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시상식이 거행된 돌비극장(Dolby Theatre)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는 라라랜드의 애칭,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라라랜드(La La Land)’를 환하게 밝힌 푸른 ‘달빛(Moonlight)’으로 물든 2017 아카데미시상식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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